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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올림픽 첫 출전, 평창과 함께

등록일 2018-05-19
동계 올림픽 첫 출전, 평창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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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얼음이 없는 나라에서 동계올림픽 출전이 가능할까? 이번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서 불가능과 같은 그 일을 해낸 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동계 스포츠와는 이질적인 환경, 부족한 지원 등에도 불구하고 스키에 바퀴를 달고 아스팔트 위에서 연습하는 등의 훈련을 통하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였고 마침내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되었다.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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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열기가 느껴지는 나라, 말레이시아에서는 두 명의 남자 선수들이 출전하였다. 알파인 스키의 제프리 웹(Jeffrey WEBB), 피겨 스케이팅의 줄리안 즈제 이(Julian Zhi Jie YEE)가 그 주인공들이다. 
미국에서 자라 어릴 적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한 제프리 웹은 2017년 7월 평창행을 확정지었다. 그는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며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첫 말레이시아 선수가 되었다. 또한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용평에서 두 번의 경기를 치르며, 국제 대회 및 올림픽 경기장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말레이시아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 줄리안 즈제 이. 그는 이미 평창과 인연이 있었다. 2018 평창 조직위가 올림픽 유치 노력을 기울이면서부터 시작한 ‘드림 프로그램’에 2009년 참가하며, 동계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웠던 것이다. 드림 프로그램은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힘든 국가의 청소년들을 강원도에 초청해 겨울과 동계스포츠에 대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줄리안은 시내 쇼핑몰 내의 작은 아이스링크에서 사람이 많은 시간을 피해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훈련을 해 왔으며 마침내 2017년 9월 네벨호른 트로피에서 6위를 차지하여 평창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는 2017년 자신의 SNS에 강릉 올림픽 파크의 오륜기와 함께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며 다음과 같은 코멘트로 동계올림픽 출전의 기쁨을 표현했다.
“그동안 매우 길고 지치며 의미 있는 여정을 달려왔다.  마침내 2018 평창에 말레이시아가 출전하게 됐다. 그동안 지지해주고 힘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런 지지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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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에서는 샤이엔 고(Cheyenne GOH) 선수가 쇼트트랙 1500m에 출전했다. 샤이엔 고는 ‘1994 릴리함메르’, ‘1998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2회 연속 2관왕에 오른 한국 쇼트트랙의 레전드 전이경 감독의 제자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녀는 2017년 상하이에서 열린 ISU 월드컵 1500미터에서 자신의 최고 성적인 20위를 기록하며, 평창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평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올림픽에 참가한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다는 샤이엔 고 선수. 결과에 상관없이 동계올림픽 참가 자체에 감격스러운 미소를 지었던 그녀의 모습은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였다.  




나이지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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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대륙,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는 총 4명의 선수가 (봅슬레이 3명, 스켈레톤 1명) 이번 동계올림픽대회에 참가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봅슬레이 선수들의 이야기는 올림픽 전부터 이슈가 되었다. 육상 선수 출신으로 파일럿을 맡았던 아디군 선수는 동료였던 은고지 오누메레 및 아쿠오마 오메오가를 설득해 함께 봅슬레이에 도전했다. 이들은 직접 만든 나무썰매로 훈련하고, 인터넷으로 후원금을 모금하는 등 힘겨운 과정을 거쳐 대회에 참석했다. 이들은 아프리카 출신 남녀를 통틀어 최초로 올림픽 봅슬레이 출전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성적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고 실제 성적도 좋지 않았지만, 많은 언론들이 나이지리아 선수들에게 인터뷰를 요청했고, 선수들 또한 경기를 즐겼다. 성적과는 별개로 이들의 첫 출전과 첫 경기는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에리트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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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이름마저 낯선 에리트레아. 아프리카에 위치한 이 나라에서는 알파인 스키 부문 선수 한 명이 출전했다. 섀넌 아베다(Shannon ABEDA)는 캐나다 출신이지만 에리트레아 출신 부모의 국적을 따라 올림픽에 출전했다.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로부터 30년간 독립전쟁을 벌여 독립에 성공한 국가이다. 아베다의 부모는 전쟁의 포화를 피해 캐나다로 망명하였고, 아베다는 캐나다 앨버타 주에서 태어나 올림픽 개최 도시였던 캘거리에서 자라고 IT 과학을 공부하였다. 그는 2014년 인스브루크 동계 청소년 올림픽을 시작으로 몇 년간 FIS가 주최한 대회에서 여러 번 상위 20위권에 올라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 출전할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올림픽이라는 꿈을 실현하였다. 난민의 아들이 부모 조국의 깃발을 가슴에 달고 평창 설원을 밟았다. 




에콰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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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까지만 해도 에콰도르는 국제스키연맹과 연계가 없어서 누구든 에콰도르 대표로 국제 대회에 나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클라우스 융블룻 로드리게스(Klaus Jungbluth Rodriguez)는 에콰도르 올림픽 위원회에 에콰도르 스키연맹을 창설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고, 마침내 성공하여 에콰도르 대표로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융블룻은 유럽 유학 중 스키를 배웠고,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바퀴 달린 스키로 훈련을 진행해 왔다. 그렇게 그는 지난 시즌부터 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칠레 및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된 선수권 대회, 호주/뉴질랜드 스키 월드컵과 기타 FIS 경기까지 출전하여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특히 융블룻은 스키연맹 설립 등을 통해 에콰도르의 많은 이들이 스키에 발을 들일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의 올림픽 참가는 더욱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코소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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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의 대표 선수로 출전한 알빈 타히리(Albin TAHIRI)는 ‘코소보 내전’의 참화를 피해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덕분에 스키와도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마라톤 선수였던 아버지를 둔 알빈 타히리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정신과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존경심을 배웠으며, 7살 때부터 스키를 시작해 슬로베니아 스키 대표선수로 지냈다. 하지만 그는 2008년 코소보가 세르비아로부터 완전히 분리독립하면서 아버지의 조국인 코소보의 스키 국가대표 선수가 되었고, 코소보 알파인스키 대표선수가 자신 하나뿐이기에 반드시 올림픽 티켓을 따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 대회 출전권을 위한 FIS 점수를 획득하기 위해 거의 매일 다른 경기를 치러야만 했고, 자력으로 평창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