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人] "가장 먼저 와서 가장 마지막까지" 박흥석 소방령

27년 경력 소방관으로 조직위 안전관실 파견 근무

(평창=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FIRST IN LAST OUT"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안전관실에서 근무하는 박흥석(53) 팀장의 조끼 오른쪽 가슴에서는 "가장 먼저 들어와서 가장 마지막에 나간다"는 소방관의 모토가 '평창 2018'이라는 문구와 함께 새겨져 있었다.

강원도소방본부 소방령으로, 조직위에서 설상 베뉴 소방안전을 총괄하고 있는 박 팀장이 내년 평창올림픽에서 하는 일이 바로 경기장에 가장 먼저 들어가 가장 마지막에 나가는 것이다.

"2월 테스트 이벤트 때 경기장에 매일 아침 6시에 들어갔다가 경기가 모두 끝나고 선수와 관중이 다 나가서 안전이 확보된 이후에 마지막으로 나갔어요. 돌발 상황이 발생할까 봐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27년 경력의 소방관인 박 팀장은 강원도 내 다른 소방관 9명과 함께 지난 2월 조직위에 합류했다. "고향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 보자"는 생각으로 자원했다.

스키종목이 열리는 설상 베뉴 안전팀장이면서 알펜시아 올림픽파크 보안 매니저인 박 팀장은 경기장 보안과 테러 예방 등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올림픽이 6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세하게 챙길 일들이 많아 "시간을 10분 단위로 쪼개 써야 할 만큼 바쁘다"고 박 팀장을 말한다.

경기장 주변에 높은 보안 펜스를 치고, 사각지대 없이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하고, 실제 대회 때 배치될 군인과 경찰, 소방인력들이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공간이나 차량을 배치하는 일 등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많다.

"안전관실 직원들이 다들 주말도 반납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누가 먼저 쓰러지나 보자' 하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하죠. 지금까지 일하면서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다치면 대신해줄 사람이 없어서 '나라의 몸'이라는 생각으로 몸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지구촌의 축제인 올림픽인 만큼 크고 작은 사건·사고의 우려가 크다.

'테러'하면 먼 나라의 이야기 같지만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이들이 한 데 모이기 때문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특히 최근 국제사회에서 자주 발생한 차량 돌진 테러를 막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박 팀장을 전했다.

사람이나 차량에 대한 검색을 강화하고, 인화물질이나 불분명한 액체, 그리고 경기를 방해할 수 있는 꽹과리 등 반입금지 물품을 정해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안전관실의 업무다.

테러 같은 대형사고가 아니어도 수많은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대비해야 할 것이 많다.

"테스트 이벤트 때 다행히 큰 사고는 없었지만 스키 경기장에서 외국 관중 일부가 선수들을 더 가까이 보려고 난입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술 취한 분들은 입장을 자제시키는 등 실제 올림픽 때는 더 철저히 관리해야겠죠."

박 팀장의 딸 지연(26) 씨도 강릉소방서에서 근무하는 2년 차 소방사다. 조직위에서 근무하진 않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지연 씨도 강릉에서 올림픽 안전을 책임지게 된다.

군인인 작은딸은 2015년 경북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보안요원으로 근무한 바 있어 체육행사 보안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다.

"딸들이 항상 응원해줍니다. 아무쪼록 평창올림픽이 흥행도 잘 되고 무사히 잘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관리한 경기장에서 우리나라 메달이 나오면 힘들게 일한 보람도 더 클 것 같고요."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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